전남 영암에서 번식우 100여 마리를 포함해 250여 마리의 한우를 일관사육하고 있는 <한길농장> 서영봉 대표는 축산 2세다. 2014년 건국대학교 축산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아버지를 도와 농장 일을 시작했다.

서 대표는 밀식 사육을 하던 축사환경을 바꾸기 위해 축사 두 동을 신축하고 사육 규모도 150여 마리에서 250여 마리까지 서서히 늘려 나갔?. 1마리당 사육면적이 늘어난 덕분에 사육환경도 좋아졌다.

농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개체별 기록 관리도 시작했다. 송아지 출생 당시 몸무게부터 언제 어떤 사료를 얼마만큼 급여했는지, 출하성적은 어땠는지, 번식우의 발정은 언제 나타났고 수정과 분만·백신접종은 언제 했는지, 분만 특징은 어땠는지 등을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일일이 기록했다.

이렇게 기록관리를 하면 소의 이상징후도 빨리 포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농장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방향성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서 대표의 얘기다.

[사?비 계산 쉽게 도와주는 앱 개발] “처음 3년간은 출하성적이 떨어지고 송아지 폐사율도 높아지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축적되는 자료를 통해 저만의 사양관리 노하우가 생겼고 현재는 출하성적을 비롯한 생산성이 눈에 띄게 달라졌죠.” 서 대표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14년 426㎏에 달했던 평균 도체중은 2021년 488㎏으로 62㎏ 늘었다. 또 마블링(근내지방도)은 5.1에서 7.3으로 2.2가 높아졌으며, 등심단면적도 86㎠에서 111.8㎠로 25.8㎠ 넓어졌다.

마리당 평균 수취가격도 약 620만 원에서 약 1200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송아지 폐사율은 2014년 13.7%에서 2021년 2.6%로 크게 줄었다.

이 과정에서 ‘사료통’이란 앱도 직접 개발했다. 사료통은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어려운 농가의 사료비 계산을 쉽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700여 농가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활용하고 있다.

서 대표는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 외에도 사료통 앱을 좀 더 키워보고 싶다”며 “지금은 사료비 계산만 할 수 있지만 앞으론 농가에서 소 사육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제품들을 비교해 보고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길농장> 노하우] <1 번식능력 떨어지는 개체 먼저 도태> <한길농장>의 첫 번째 노하우는 개량이다.

계획교배도 중요하지만 서 대표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도태다. 보통 후대검정 결과 유전능력이 떨어지는 개체들을 도태 시키는데 서 대표는 유전능력보다 번식능력이 떨어지는 개체를 먼저 도태시켰다.

번식능력이 떨어지는 개체(▲자기 새끼를 잘 돌보지 않는 개체 ▲유량·유질이 떨어지는 개체 ▲허약한 송아지를 생산하는 개체 ▲발정이 제때 나타나지 않거나 수정이 잘 안 되는 개체)를 먼저 도태시키면 공태일수? 줄어들면서 사료비나 수정비 등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건강한 송아지가 태어나 송아지 관리에 들어가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농장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유전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자기 새끼를 잘 돌보지 않거나 번식성적이 떨어진다면 먼저 도태를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초산 때 자기 새끼를 잘 돌보지 않는 개체는 2산이나 3산차에도 자기 새끼를 잘 돌보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번식성적이 떨어지는 어미에서 태어난 암송아지 역시 자기 새끼를 잘 돌보지 않거나 번식성적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

언년 암송아지가 태어나는데 그런 개체를 굳이 끌고 가면서 힘을 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서 대표의 얘기다.

<2 비육우, 3~7개월에 육성사료 1㎏씩 증량> 지난 7년간 기록관리를 바탕으로 정립해 나간 사양관리 방법이다.

서 대표는 송아지가 태어나면 지용성 비타민제와 면역증강제 주사를 놔 주고 어미 초유를 먹인다. 생후 14일이 지나면 제각을 실시하고 콕시듐 예방약을 먹인다. 생후 60일에 코걸이를 하면서 비타민제와 호흡기·버짐 예방 백신주사를 놔 준다. 코걸이를 하고 7~20일에 이유를 시키면서 다시 한번 비타민제와 호흡기?버짐 예방 백신주사를 놔 준다.

입붙이기사료와 조사료는 송아지가 태어나면 바로 주는데 보통 한 달 정도 지나서 먹기 시작해 45일정도 돼야 눈에 띄게 늘어난다. 입붙이기사료는 어린송아지 사료와 육성우 사료를 1대 2 비율로 섞어서 자유급여하고 조사료는 애뉴얼라이그라스를 조금씩 준다.

생후 3~7개월에는 육성사료를 3~7㎏(한 달에 1㎏씩 증량)까지 서서히 늘려주고 조사료는 티모시와 알팔파·연맥·애뉴얼라이그라스 등이 혼합된 건초믹스를 자유급여한다.

생후 6개월에 암송아지와 수송아지를 분리 사육하고 수송아지는 생후 6~7개월에 거세시킨다.

<3 비육우, 8~12개월에 건초믹스 추가 급여> 비육우는 생후 8개월부터 배합사료와 완전혼합발효사료(TMF)를 먹이는 그룹으로 나눠 사양관리를 하고 있다. 사료비 대비 생산성을 비교하기 위함이다.

우선 TMF를 먹이는 그룹의 경우 생후 8~12개월에는 육성 TMF 8~12㎏에 건초믹스 2㎏씩을 추가로 급여하고 있다. 육성 TMF를 2㎏ 더 주는 것보다 건초믹스를 2㎏ 더 급여하면 배통이 커져 출하할 때까지 입닫음현상 없이 사료를 잘 먹는다.

생후 13~16개월에는 육성 TMF를 14㎏으로 늘려주고 생후 18~29개월에는 완성 TMF와 육성 TMF를 섞어서 16~17㎏준다.

배합사료를 먹이는 그룹의 경우 생후 8~12개월에는 육성우 사료 4.5㎏에 건초믹스 4㎏을, 생후 13~30개월에는 비육 전기 사료 5.5~9.5㎏에 애뉴얼라이그라스를 2㎏ 급여한다.

대신 배합사료 급여 구간에는 비육 후기 입닫음현상을 예방하고 사료섭취량을 늘려주기 위해 생후 17개월부터 출하할 때까지 생균제를 0.5㎏씩 드레싱해 주고 있다.

<4 번식우, 설사 백신 초산우 1회, 경산우 2회> 번식우는 생후 8개월부터 육성사료 4.5㎏에 애뉴얼라이그라스를 자유급여하다 첫 수정에 들어가는 13~15?월에 번식우 사료 4㎏과 볏짚으로 바꿔준다.

분만 2개월 전부터 번식우 사료급여량을 4.5㎏으로 늘려 돋아먹이기를 실시하고 포유 기간 동안에는 조사료도 애뉴얼라이그라스로 바꿔 하루 5㎏씩 급여한다. 이유 후엔 번식우 사료급여량을 3.3㎏으로 줄이고 조사료도 볏짚으로 바꿔준다.

특히 번식우에겐 분만 전 설사 예방 백신(스커가드)을 꼼꼼히 챙긴다. 직접 경험해 본 결과 설사 예방 백신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송아지 폐사율이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산우나 경산우 상관없이 설사 예? 백신을 두 번씩 놨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이내 유산하는 소가 두 마리 정도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한동안 설사 예방 백신을 아예 안 놨어요. 그랬더니 송아지 설사가 눈에 띄게 심해지고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아 폐사율이 급격히 높아졌죠.” 송아지 설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하다고 느낀 서 대표는 현재 설사 예방 백신을 초산우에게는 두 번, 경산우에게는 한 번만 놓아주고 있다.

대신 분만 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유산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호흡기 예방 백신은 어미소가 아닌 송아지에게 직접 접종한다.